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니클로 필드가 왠말입니까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다저스 유니폼를 갖춰 입고 리저브 구역에 앉아 있는 루이스 구즈먼을 보고, 그가 열혈 팬이 아니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1957년 다저스 구단이 대륙을 횡단하여 이주했을 때 브루클린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넘어왔어요. 아버지는 1962년부터 다저스의 안방이 된 샤베즈 라빈의 상징적인 경기장, 다저 스타디움으로 그를 데려가곤 했죠.

3월말 어느 저녁, 구즈먼은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63번의 시즌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었어요. 그의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업 광고가 붙어 있었고, 이곳이 더 이상 샤베즈 라빈의 다저 스타디움이 아니라 '다저 스타디움 유니클로 필드'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었어요. 그 광고는 외야 담장에도, 3루와 1루 라인 위에도 그려져 있었습니다. 복도에도 있었고, 빈 스컬리 기자석 정면에도 붙어 있었습니다. 해가 지면 중앙 외야의 전광판을 밝히기도 했죠. 말 그대로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팬들에게 매우 생경한 장면이었어요.

"놀랍네요" 구즈먼이 말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항상 샤베즈 라빈이었으니까요. 역사를, 그것도 많은 역사를 잃어버리고 있는 기분입니다. 저는 이 경기장을 사랑해요. 저에게 이곳은 언제나 샤베즈 라빈일 것이고, 그들이 어떤 이름을 붙이든 상관없습니다. 조금 슬프긴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겠죠."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 다저스는 일본 의류 기업인 유니클로와 네이밍 라이트(Naming Rights)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니클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와 이름을 나란히 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기꺼이 지불했죠.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5년간 1억 2,5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이 계약은, 경기장 전체 이름을 기업명으로만 부르는 다른 메이저리그 구장들의 평균 연간 가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스탠 카스텐 다저스 회장은 파트너십 발표 성명에서 "유니클로와 함께 우리 구장에서 선보이게 된 역사적인 파트너십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회장 역시  "세계적인 수준의 명문 팀인 LA 다저스와 파트너가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발표했죠.

다른 계약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계약은 다저스가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조건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몇몇 이들은 이번 계약으로 인해, 오래되고 아름다운 다저 스타디움을 그토록 유명하게 만들었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어요.

"펜웨이 파크는 레드삭스의 안방입니다. 만약 펜웨이 파크의 위상을 낮춘다면, 그것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레드삭스의 위상을 낮추는 것이 될 수도 있어요. 이는 매우 중대한 일일 수 있습니다. 다저스는 다른 계산을 한 거에요." 경제학자이자 작가인 앤드류 짐발리스트가 말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장의 3분의 2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네이밍 라이트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아직 계약을 맺지 않은 8곳은 양키 스타디움, 펜웨이 파크, 내셔널스 파크, 에인절 스타디움,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 리글리 필드, 그리고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입니다. 다만 로열스는 새 구장 건설을 추진 중이기에, 향후 네이밍 라이트 계약 체결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진정으로 손댈 수 없는 성역으로 여겨지는 특정 경기장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파트너십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리글리 필드는 정확히 100년 동안 시카고 컵스 홈구장의 이름이었어요. 비록 리글리가 여전히 마스(Mars, Inc.) 산하의 대형 껌 제조사이긴 하지만, 그 이름은 기업 후원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엄격한 전통을 고수하는 구단인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 양키 스타디움 또한 이름이 바뀔 후보로는 보이지 않구요.

앞서 언급한 펜웨이 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레드삭스는 경기장 안팎에서 브랜드 파트너십을 우선시하면서도 구장 이름만큼은 보존해 왔습니다. 레드삭스 측은 100년 된 구장의 네이밍 라이트를 판매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우선순위가 아님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펜웨이 파크는 독보적인 범주에 속해요. 우리 팀과 도시 정체성의 일부죠. 이를 바꿀 수 있는 기준치는 엄청나게 높고, 사실 내부적으로 집중해 본 적이 없는 일입니다" 레드삭스의 트룹 파킨슨 부사장이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하지만 레드삭스는 다저스가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의 야구 역사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네이밍 라이트 시장에 뛰어든 팀들 중 어느 곳도 2026년 다저스가 맺은 계약과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우선, 이 계약 기간은 5년에 불과합니다. 이는 대개 15년에서 30년 사이인 일반적인 파트너십보다 훨씬 짧죠. 또한 대부분의 네이밍 라이트 계약이 이 정도로 비싸지도 않구요.  트로피카나는 1997년에 체결한 30년 계약에 따라 탬파베이 레이스에 매년 100만 달러에서 167만 달러 사이를 지불합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 계약조차, 냉난방기 업체가 15년 동안 1억 4,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이었어요. 또 다른 빅마켓 시장인 뉴욕에서는 씨티은행이 메츠에 20년 동안 매년 2,000만 달러를 지불합니다. 이는 할리우드 연고 구단의 경기장 바닥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보다 연간 500만 달러나 저렴한 금액이에요.

가장 기업 친화적인 계약은 콜로라도에 있을 겁니다. 쿠어스 브루잉 컴퍼니는 덴버에서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금액으로 네이밍 라이트를 유지하고 있어요. '덴버 포스트'에 따르면, 쿠어스는 1995년 유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 선불로 3,000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현재 네이밍 라이트를 영구적으로 소유하고 있어요.

"쿠어스는 이곳 콜로라도의 상징입니다. 우리 이름이 경기장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죠. 그만한 가치가 있냐고요? 광고비의 가치가 얼마인지 말해줄 수 있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모르니까요." 쿠어스의 전 CEO 피트 쿠어스가 '디 어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30여 년 전 이 계약을 주도한 인물다운 답변이었죠.

이번 유니클로 계약이 이토록 비싼 이유는 고도의 과학적인 기법이 들어간덕분이 아닙니다. 다저스는 세계적인 브랜드이며, '스포티코'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구단 가치가 17% 상승해서 총 90억 달러에 도달했어요. 이들의 수익 창출 능력은 2021년 약 5억 달러에서 2025년 9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는 2위 구단보다 1억 달러나 더 많은 수치입니다. 다저스는 지금의 기회를 철저히 활용하고 있는 팀입니다. 팬들에게 판매하는 티켓 가격, 음식 가격, 투어 비용, 주차 요금을 모두 올렸죠. 심지어 오타니 쇼헤이 기념 리필 컵 하나를 75달러에 판매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패배하지 않아요.

다저스는 돈을 쓰고 벌어들이는 방식에 있어서, 다른 차원의 재정적 우주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저스는 야구계 최고의 팀이자, 세계적인 브랜드입니다. 선수들, 특히 역대 최고의 선수일 수도 있는 오타니 쇼헤이 덕분에, 그리고 일본과의 연결 고리 덕분에 추가적인 협상력을 갖게 되었어요. 완전히 이례적인 사례죠." 짐발리스트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막대한 돈이 유니클로에게 실제로 무엇을 가져다줄까요?  "다저스 팬이 아들에게 '얘야, 다저 스타디움 유니클로 필드에 가자'라고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절대로 그렇게 부르지 않을 거예요" 짐발리스트가 말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유니클로의 창업자조차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팬들이 이름 앞부분인 '유니클로 필드'를 빼고 부르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시즌 첫 시리즈 기간 동안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좋아했고, 어떤 사람들은 싫어했습니다.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미구엘 파니아구아는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이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레티시아 마르티네즈는 "저에게 이곳은 다저 스타디움입니다. 후원사 없이 그대로 남기를 바랐어요"라고 말했구요. 거의 10년 동안 시즌권을 소지해 온 다니엘 메디나는 "역겨워요"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많은 야구장이 그저 광고판이 되어버렸죠. 저는 항상 다저 스타디움만큼은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광고밖에 없네요. 왜 우리가 이렇게 비싼 티켓값을 내야 하나요?"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런 행위들이 팀이 일궈낸 성과를 반영한다고 믿습니다. 다른 구단들이 로스터에 쓸 돈을 아낄 때, 다저스는 다른 구단이 상상조차 못 할 방식으로 투자해 왔기 때문이죠.

"결국 경기장에 좋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어요. 팀에 다시 재투자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더 많은 돈과 후원을 유치해야 한다면, 그것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다저스팬이었다는 후안 바르바가 말했습니다. 40년 넘게 다저스를 응원해 온 릴리 고메즈 역시 말했습니다. "멋지다고 생각해요. 큰 간판을 세워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주목받고 있고, 지금 1등이니까요. 사람들이 그런 가치에 편승하려는 겁니다."

하지만 경기장의 새 이름이 그녀의 언어 습관에 자리 잡을 것 같냐는 질문을 던지자, 고메즈의 대답은 단호하고 빨랐습니다. 어쩌면 이 대답이 이 특별한 파트너십이 가진 가장 복잡하고도 독특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니요. 다저 스타디움입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7181269/2026/04/09/uniqlo-field-dodger-stadium-mlb-naming-rights/

Uniqlo Field at Dodger Stadium? To some Dodgers fans, that’s a case of mistaken identity

“To me it’s Dodger Stadium,” said Dodgers fan Leticia Martinez. “I was kind of hoping it would stay that way, and not have a sponsor.”

www.nytimes.com